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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작가의 i.love.Story
내가 용인으로 이사를 온 것은 몇 년 전의 일이다. 아파트 베란다 창으로 보이는 풍경이 너무 좋아 현재 살고 있는 집을 선택했다. 조경이 잘 되어 있는 데다가 맞은 편으로 야트막한 야산이 보인다. 이 산과 아파트 단지의 경계선에 철제 펜스가 쳐져 있는데 간혹 고라니가 나타나 바로 그 앞에서 노닐기도 한다. 이곳으로 오기 전 대도시에서만 생활을 했던 나는 이런 장면이 참 신기하게 느껴졌다. 아파트 단지 안에서 청솔모가 돌아다니는 것 정도는 흔히 볼 수 있었으니 내 생애 처음으로 자연과 근접한 곳에 둥지를 튼 결과였다.이때부터 난 대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던 것들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것은 바로 '계절의 변화'였다. 대도시에서는 계절의 흐름을 느끼기 힘들다. 바쁜 직장생활을 하면서 마음의 여유를 갖기 힘들었기..
'자유'라는 것은 큰 파도와 같다. 이것은 노련한 서퍼에게는 극한의 재미와 쾌락을 누릴 기회로 비치지만 수영도 못하는 맥주병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사람들은 자유를 희구하지만 막상 그 자유가 주어지면 아무것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 자유가 불확실성과 함께 온다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 것을 인지하는 순간 불안해하기 시작한다.그때부터 자유는 자유가 아니다.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몇 개월간 백수생활을 한 적이 있었다. 처음에는 간만에 주어진 자유가 너무 좋았다. 해가 중천에 뜰 때까지 늦잠을 잘 수도 있었고 조조영화를 보고 오후 내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시간을 보냈다. 오랫동안 못 보던 친구와 만나 회포를 풀기도 했다. 이런 즐거움은 딱 1주일 만에 끝났다.행복했던 1주일이 지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