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작가의 i.love.Story
편견에 도전한 천재들의 이야기 '히든 피겨스' 본문
모피어스 김입니다.
제가 영화를 선택할 때 적용하는 두 가지의 기준이 있습니다.
그것은 이야기의 힘과 영화적 완성도입니다.
저는 주로 탄탄한 스토리와 영화적 완성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중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영화를 선택합니다.
앞으로 이런 영화들을 위주로 리뷰를 쓸 생각입니다. 기대해주세요...^^
사람은 편견에 빠지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바보가 된다.
잘못된 인식의 틀에 빠진 자를 구원할 수단은 없다. 그 자신이 깨닫고 나오기 전까지 이들은 또 다른 형태의 야만을 저지른다. 정당하지 못한 사유로 사람을 차별하거나 인권을 유린하고 타인을 존중하지 않는다. 그래도 사회의 분위기가 이런 야만을 지지하지 않는다면 괜찮겠지만 이런 편견을 가진 사람들이 다수라면 어떨까?
영화 '히든 피겨스'는 인종적 편견을 가진 사람들이 다수이던 시대의 미국 사회를 배경으로 한다. 그래서 갖가지 야만적 사회상이 보여진다. 유색 인종 전용 화장실과 커피 포트 조차도 백인과 흑인의 것이 나누어져 있다. 똑같이 일을 하고도 흑인은 백인만큼의 대우를 받지 못하고 승진은 언감생심이다. 버스에서도, 길거리에서도, 공공기관에서도 이러한 차별은 계속된다.
이런 시대에 흑인, 게다가 여성이기까지 한 세 명의 주인공.. 캐서린 존슨, 도로시 본, 그리고 메리 잭슨은 미국에서 최고의 인재들이 모인다는 NASA에서 일하게 된다. 캐서린은 천재 수학자였고, 도로시는 프로그래머, 메리는 엔지니어를 지망했으나 NASA라고 상황이 다른 것은 아니어서 그들은 인종적 편견과 차별대우를 감수해야만 했다. 이들은 과연 이 모든 것을 극복하고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었을까?
미국과 소련의 우주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던 당시 소련의 가가린이 우주유영에 성공하면서 NASA는 위기에 봉착한다. NASA는 새로운 우주궤도비행 프로젝트에 들어가지만 여러가지 어려움을 겪는다. 예나 지금이나 관료조직의 적은 외부보다는 내부에 있다. 당시 미국은 외부의 적, 소련보다는 내부의 적인 비합리적인 편견에 발목이 잡혀 있었다. 캐서린과 도로시, 그리고 메리는 이것에 과감하게 도전한다.
이 프로젝트의 총괄 책임자였던 알 해리슨(케빈 코스트너분)은 캐서린의 실력을 알아보고 중용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 흑인 수학자의 역량을 제대로 쓰기엔 NASA라는 조직이 너무 고리타분하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한다. 그녀가 인종적인 편견 때문에 업무시간에도 800m나 떨어진 곳의 화장실을 써야 한다는 걸 안 그는 손수 흑인 전용 화장실의 팻말을 때려부순다. 이 장면은 이 영화의 Core scene이다. NASA가 캐서린의 천재성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 필요했던 것은 피부색에 앞서 흑인이던 백인이던 같은 사람이라는 아주 단순한 상식을 업무에 적용하는 것 뿐이었던 것이다.
이후 캐서린은 타고난 천재성을 발휘해 NASA의 우주궤도비행 프로젝트를 성공시킨다. 도로시도, 메리도 자신의 분야에서 편견에 도전하여 성과를 거둔다. 영화의 주제는 많이 봐 왔던 것이고 뻔하기까지 하지만 감동의 사이즈는 제법 크다. 편견을 극복하는 것은 아직 미완의 과제이며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싸움이기 때문이다.
주제가 꽤나 무거운 것이기 때문에 감독은 이 소재를 너무 무겁게 다루지 않기 위해 신경을 쓴 것 같다. 잔인하기까지 한 차별이지만 세 명의 흑인 여성은 별로 비장하지 않다. 그녀들은 대범하고 유쾌하기까지 하다. 그들은 갖가지 차별에도 농담 따먹기를 그치지 않고 흥이 넘치며 사랑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인류의 진보는 이런 사람들에 의해 이루어진 게 아닐까? 잔인한 현실을 유머로 받아칠 줄 아는 사람들 말이다. 그래서 영화를 본 뒤의 느낌도 산뜻하다.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퀄리티 있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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