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작가의 i.love.Story
어설픈 현실주의 본문
어설픈 현실주의자들이 있다.
그들은 눈에 보이는 확실한 것 외에는 믿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들은 가시적인 것, 오감으로 확인할 수 있는 수치와 물리적인 요소들을 선호한다. 정확한 통계수치가 들어간 보고서와 수치화된 실적 역시 이들이 애지중지하는 것들이다.
그래놓고는 세상을 다 아는 것처럼 말한다. 물론 수치화할 수 있는 영역에서는 그들이 말하는 것이 맞을 지 모른다.(실은 이 영역에서도 그들은 틀릴 때가 많다.)
문제는 이것이 세상의 반쪽 밖에 안 된다는 것이다.
생텍쥐베리는 그의 명작인 '어린 왕자'에서 이렇게 말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사람들이 선망하는 찬란한 성취는 처음에는 아예 눈에 보이지 않거나 별볼 일 없어서 그들의 관심 밖이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주커버그의 페이스북도, 베조스의 아마존도 처음에는 작은 가능성에 불과했다. MS 빌 게이츠의 탁월함은 어디에 있는가? 그는 잡스같은 탁월한 엔지니어는 아니었다. 그러나 그는 DOS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그것을 사들였다.
아무리 거대한 건축물이라도 처음에는 어떤 사람의 머리 속에서 아이디어 형태로 시작된다. 건물을 지을 땅과 그 주변상황을 보고 머리 속에 그림을 그리는 한 사람의 머리 속에서 지어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눈에 보이는 것만 믿겠다는 말은 무식의 소치이거나 책임질 일은 하지 않겠다는 얄팍함의 다른 표현일 뿐이다.
이것은 천박함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스스로 자신들은 사기를 당할 일이 없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눈에 보이는 것을 꾸며낼 수 있는 자들의 눈에 띄면 가차없이 그들의 먹이가 될 것이다. 그런데도 그들은 스스로 현실적이라고 말한다.
그들은 현실주의가 무엇인지 모르는 자들이다. 그들은 미국의 유명 MBA와 명문 경영대학원이 남발하는 학위를 가지고 있을지는 모르지만 인문학적 소양은 부족한 자들일 가능성이 높다.
현실주의는 현실적으로 의미를 갖는 것을 알아보고 실제적인 결과를 낼 수 있는 계획을 수립/실행하는 삶의 방식이다. '현실적인 의미'를 갖는 것들이 모두 눈에 보이는 것일까?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더 많지 않을까?
현실 세계속에서 벌어지는 현상들은 모두 보이지 않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 현상의 현실적 의미는 숫자만 쫓아다니는 자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그것을 읽어내려면 풍부한 인문학적 소양을 기반으로 한 통찰력이 필요하다. 수치화, 정량화는 중요한 것이지만 수치화, 정량화 할 수 있는 영역은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그 영역 밖 현상의 의미를 정확하게 읽어내는 통찰력과 결합했을 때 강력해지는 것이다. 그리고 그때서야 비로소 제대로된 현실주의의 면모를 갖출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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