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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작가의 i.love.Story
누구에게나 삶은 만만치 않다. 현실은 비루하고 나만 뒤처져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이런 경우를 몇 번 겪다가 깨달은 것이 하나 있다. 자본주의 사회는 기본적으로 경쟁사회이기 때문에 이럴 때 다른 사람을 보기 쉽다. 다른 사람의 성취, 다른 사람이 누리고 있는 경제 수준, 다른 사람의 위치를 보고 기가 죽고 주눅이 든다.이것은 어리석은 행위다. 이 넓은 세상은 나보다 잘난 사람들로 차고 넘친다. 그런 세상에서 어지간히 잘나지 않고서는 '비교'의 과정에서 상처를 피할 길이 없다.그리고 그 사람들은 나와 모든 면에서 다르다. 출신도, 경제적인 출발지점도, 하는 일도, 잘나고 못난 지점도 모두 다르다. 이렇듯 모두 다른데 사람들은 어느 한 측면으로만 비교하는 것에 열을 올린다. 부질 없는 짓이다.삶이 힘..
지금의 나는 성공하기 위해 살지 않는다. 난 행복하기 위해 산다.혹자는 이것을 두고 대책 없는 인생이라고 할지도 모르겠다.그러나 행복하기 위해 살다보면 내가 '순수한 열정'을 품고 있는 대상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순수한 열정은 내가 나태한 삶을 살도록 놔두지 않는다. 내 삶에 있어 귀중한 에너지원이 된다.반면 성공하기 위한 삶은 내 삶을 성공하기 전과 성공한 후로 나누어버린다. 이 구도에서 성공하기까지 내 삶은 불행한 것이다.성공은 쉽지 않고 세상에는 나보다 잘난 사람도 많다. 나 자신을 채찍질하며 달린다 해도 그것에는 한계가 있다. 날마다 이일, 저일에 소모되는 나의 체력과 정신력은 곧 바닥을 드러낸다. 그것은 없는 나무에 잡초 뿌리까지 닥닥 긁어다가 간신히 붙여놓은 불씨처럼 애처롭다.나이가 들면 들수..
'자유'라는 것은 큰 파도와 같다. 이것은 노련한 서퍼에게는 극한의 재미와 쾌락을 누릴 기회로 비치지만 수영도 못하는 맥주병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사람들은 자유를 희구하지만 막상 그 자유가 주어지면 아무것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 자유가 불확실성과 함께 온다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 것을 인지하는 순간 불안해하기 시작한다.그때부터 자유는 자유가 아니다.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몇 개월간 백수생활을 한 적이 있었다. 처음에는 간만에 주어진 자유가 너무 좋았다. 해가 중천에 뜰 때까지 늦잠을 잘 수도 있었고 조조영화를 보고 오후 내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시간을 보냈다. 오랫동안 못 보던 친구와 만나 회포를 풀기도 했다. 이런 즐거움은 딱 1주일 만에 끝났다.행복했던 1주일이 지난 ..
언제부턴가 서점에 가면 잘 가지 않게된 코너가 있다. 자기계발과 처세술 코너다. 의도하진 않았지만 이렇게 된 것은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렸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경쟁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그런 경쟁이 모두를 위한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이런 경쟁을 통해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들의 말은 사실일까?내가 경험한 우리 사회의 극심한 경쟁... 그 후에 남는 것은 소모되고 버려진 사람들 뿐이었다. 그리고 그 결실은 생각지도 못했던, 엉뚱한 사람들이 가져가는 경우가 많았다. 남들보다 빛나는 성과를 내기 위해 달리는 삶이 과연 우리의 인생을 얼마나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있을까? 인생은 100m 달리기가 아니다. 100m를 먼저 달렸다고 상 주는 곳은 ..
우리나라에서 결혼은 개인의 일일까? 집안의 일일까?나는 개인적으로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결혼이 집안의 일인 경우가 더 많다고 생각한다.연애는 철저하게 개인의 일이다. 이 단계까지는 개인의 생각과 취향이 지배적으로 작동한다. 연애까지는 지금 사귀고 있는 사람한테만 좋은 사람이면 된다. 그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여러 가지 일을 함께 하는 것이 즐겁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그러나 결혼부터는 얘기가 달라진다. 결혼은 어떤 사람의 아내나 남편이 되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혼인관계가 성사되는 그 순간 우리는 누군가의 며느리나 사위가 되어야 한다. 재수가 없으면 이해심 많은 형수나 형부가 돼야 할 수도 있다.결혼생활에는 집안행사 참여와 상대 집안 사람들과의 교류가 필수적으로 포함된다. 이것은 결혼생활에서 생각보다..
믿음의 삶에 대한 오해가 있다. 믿음의 삶은 주체성을 포기한 삶이 아니다.종종 믿음의 삶을 주체성을 모두 포기한 채 전적으로 무언가에 의존하는 삶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설령 의존하는 대상이 하나님이라고 해도 그것은 올바른 삶의 방식이 아니다. 이것은 하나님이 주신 독립된 인격으로서의 지위를 스스로 내던지는 것에 다름 아니다.믿음의 삶은 자신의 삶을 살되 그 과정을 하나님과 함께 하는 것이다. 내가 아는 하나님은 도와주긴 하지만 절대 선택을 대신 해주시지는 않는 분이다.선택은 온전히 나의 몫이다. 그리고 그 선택의 결과도 내가 감당해야 할 부분이다.미드 House of cards에 보면 냉정한 야심가인 언더우드 부부의 일면을 보여주는 장면이 나온다.자신이 운영하는 NGO의 사업재편을 위해 Clair..
어떤 사람이 탁월한 성취를 한다.그러면 사람들은 대개 이렇게 생각을 한다. 다른 사람이 놀 때 안 놀고, 투철한 정신력으로 초인적인 노력을 해서 나온 결과물일 거라고...그러나 알고보면 이 사람은 출발지점부터 달랐다. 이 사람은 대단한 계획과 의지를 가지고 일을 한 것이 아니다. 그저 그 일이 자신과 맞았고 그러다보니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할 수가 있었다. 들인 노력에 비해 결과가 좋으니 의욕이 더 생겼다. 일에 있어 하나의 선순환이 이루어진 것이다. 그래서 계속하다 보니 탁월한 성취가 된 것이다. 내가 주변에서 본 탁월한 성취의 과정은 대개 이랬다.사람들은 탁월한 성취에 대해 환상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것의 원인을 남다른 자질에서 찾으려 한다. 탁월한 성취를 한 사람은 뭔가 남달랐다는 것이다...
정말이지 반듯한 얼굴이다. 어찌보면 변칙적인 구석이 전혀 없을 것 같은 이미지이기도 하다. 그래서 실제로 만나본다면 재미가 없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얼굴에서 느껴지는 지성과 의지는 로버트 레드포드에게 강력한 매력을 선사한다. 깊이를 알 수 없는 강물 같은 그의 눈망울에서는 사람의 마음 깊은 곳을 터치하는 호소력이 느껴진다. 건조한 듯 울림 있는 그의 음성은 삶의 깊이를 전하기엔 안성맞춤이다. 그래서 지금껏 그가 출연했거나 감독한 영화들은 가벼운 작품이 없었다. 그는 매번 영화에 삶의 깊이를 담아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젊은 시절의 로버트 레드포드보다는 어느 정도 나이가 들었을 때의 로버트 레드포드를 더 좋아한다. '스팅'이나 '내추럴'에서의 로버트 레드포드는 젊은 핸섬가이다. 젊은 그가 풍기는 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