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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잇의 미래 - 미디어로의 진화

모피어스 김 2018. 3. 3. 23:57

안녕하세요. 모피어스김입니다.

스팀잇에서 활동을 하다보니 스티미니언들의 관심사가 뭔지 알게 되더군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스팀잇의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이냐가 초미의 관심사인 것 같습니다.

저는 예언을 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그것은 사람의 영역이 아니예요. 현실에서는 합리적 추론이 가능할 뿐입니다. 그래도 이것이 가능한 이유 중 하나는 우리가 지나온 과거에 미래를 예측해볼 수 있는 실마리가 있기 때문이죠.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역사가 반복되는 이유는 기나긴 세월 속에서도 인간의 본질이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그 중에서도 특히 인간이 가지고 있는 욕망은 변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이것은 항상 도덕적 당위와 환경적 여건을 뛰어넘어 그 출구를 찾아내곤 했죠. 가상화폐를 무조건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이러한 인간에 대한 이해가 결여되어 있는 것입니다.

2010년으로 기억하는데요. 김어준이 기획한 '나는 꼼수다'라는 팟캐스트가 일대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적이 있습니다. 당시 대단한 인기를 끌기도 했지만 나꼼수의 출현은 우리나라의 언론지형을 바꿔놓은 혁명적인 사건입니다. 콘텐츠의 힘만으로 기성언론에 대항하여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나꼼수는 이것이 가능하다는 걸 보여줬죠.

예나지금이나 권력자들은 사람들의 눈과 귀를 가릴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습니다. 언론과 방송, 그리고 포털을 장악해서 그들의 입맛에 맞는 메시지를 내보내고 사람들을 길들여보겠다는 시도는 단기적인 성과를 거둘 수는 있으나 결국에는 실패하게 됩니다. 우리나라처럼 전국민의 교육수준이 높고 선거권을 가지고 있는 경우 그 실패의 시간은 더 빨리 찾아오겠죠. 오랫동안 접해왔던 정보가 신뢰가 가지 않을 때 '팩트'에 대한 욕구가 사라지던가요? 천만의 말씀이죠. 오히려 더 강해집니다. 사람들은 이때부터 신뢰할 만 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채널을 찾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욕구를 충족시켜줄 무언가를 찾아냈을 때 그 반응은 가히 폭발적인 수준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나꼼수는 어떤 사건에 대한 진상을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욕구가 커졌을 때 이를 충족시켜줄 콘텐츠를 제공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잘 보여주죠.

중요한 건 사람들의 욕구와 이것을 충족시켜줄 그 무언가인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변화를 끌어내는 원동력인 것이죠.

지금 보면 보수언론의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습니다. 스피커는 큰데 그들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지고 있어요.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질까요? 

요즘 페이스북을 보면 웬만한 기자 못지 않은 필력과 전문성을 가진 논객들이 넘쳐납니다. 저도 페친이 500명 정도 되는데요. 이분들 중에는 상당한 수준의 정치평론을 하시는 분도 있고 현직 기자도 있으며 변호사인 분도 있습니다. 마케팅 전문가, 아동심리 전문가를 비롯해 국회의원 보좌관인 분도 계시죠. 어떤 사건과 사고가 터지면 포털에 기사가 뜹니다. 그러면 여론이 형성되기 시작하죠. 예전 같으면 보수언론이 짜놓은 프레임에 끌려가기 십상이었겠지만 요즘 사람들은 이럴 때 페이스북 타임라인부터 봅니다. 아니나다를까 페친 중에 해당 사건에 전문성이 있는 분이 글을 올립니다. 보수언론의 의도까지 완벽하게 분석한 글이 올라옵니다. 사람들은 이 글들을 보고 중심을 잡습니다. 보수언론의 시도는 헛발질이 되고 맙니다.

페이스북에 강력한 오피니언 리더층이 존재하고 있는 겁니다. 이분들 중에는 ㅍㅍㅅㅅ나 허핑턴 포스트 같이 자유기고자들의 글을 실어주는 매체에 기고를 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이분들의 큐레이션은 선동에 휘둘리기 쉬운 일반 대중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분들과 전문 팟캐스트가 보수언론의 존재감을 점점 더 희미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죠. 

이분들에게도 자신의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을 겁니다. 그러나 이분들도 생업을 가진 생활인이죠. 글을 더 쓰고 싶지만 투입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분들이 글로 일정 수준 이상의 수입을 가져갈 수 있는 수익모델이 있다면 어떨까요?

저는 이 대목에서 스팀잇이 미디어로 진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지금 SNS에는 1인 미디어 시대에 걸맞는 콘텐츠 능력을 가진 오피니언 리더층이 있고 이들은 어떤 식으로든 영향력을 확대하여 세상을 바꾸고 싶어합니다. 그러나 이들을 기존 언론이나 방송에서 흡수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이들이 스팀잇에 모여든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실제로 그런 분들이 소문을 듣고 하나 둘씩 스팀잇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욕망이 있는 곳에 그것을 충족시켜줄 수단이 나타난 것이죠. 더구나 기존 언론은 점점 더 다양화 되고 있는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피니언 리더들 뿐만 아니라 정치인들이 스팀잇에서 활동을 하게 된다면 어떨까요? 그들이 스팀잇을 통해 자신들의 정책을 설명하게 된다면 스팀잇의 업보트는 사실상의 정치후원금이 될 수도 있죠. 이 경우 업보트는 정치적 지지의 의미를 갖게 될 수도 있는 겁니다.

콘텐츠의 퍼블리싱과 여기에 대한 보상체계 문제에 있어 스팀잇은 현존하는 시스템 중 가장 앞서 있습니다. 이것은 다양한 가능성을 내포하죠. 이러한 스팀잇이 우리나라의 새로운 오피니언 리더층과 만났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저는 이것이 매우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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