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스토리 연구/칼럼 (20)
김작가의 i.love.Story
영화 '1급기밀'이 상영관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한다. 이 영화가 이런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방산비리를 소재로 다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이 영화의 메가폰을 잡은 故홍기선 감독은 대단한 사람이다.이명박 재임 시절에 준비하기 시작해 박근혜가 청와대에 있을 때 촬영을 마쳤다 하니 그 용기와 집념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그렇게 어렵게 제작을 마치고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지금에야 개봉을 하게 됐으니 타락한 권력의 패악질이 얼마나 심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이 영화는 부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상영됐는데 대중적인 재미와 묵직한 영화적 메시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을 들었다고 한다. 이런 영화가 왜 상영관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것일까?이 소식을 전한 기자의 말을 들어보자."그럼에도 불구하고..
얼마 전 영화 '신과 함께'가 천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사실 이 영화의 흥행에는 씁쓸한 뒷맛이 남는 것도 사실이지만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천만 관객을 동원한 판타지 장르의 영화라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이 영화는 나름 한국형 판타지의 가능성을 보여줬다.그러나 한국형 판타지의 내러티브 기반은 아직도 허약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반지의 제왕'이나 '해리포터' 같은 작품은 서구의 탄탄한 판타지 문학의 전통이 탄생시킨 작품들이다.서구에서는 많은 작가들이 오랜 기간동안 현실과 판타지 사이의 경계를 허물며 다양하고 수준 높은 작품들을 발표해왔다.현실의 소재를 판타지로 재탄생시키기 위해서는 현실 어려움을 극복하고 어느 정도의 여유를 가진 상태라야 한다.그래야 판타지 고유의 낭만적인 정서가 자연스럽게 ..
※ 제가 인용한 기사, '웹소설 및 장르문학에 대한 인문학적/비평적 접근'이라는 주제로 열린 집담회 관련 기사에서 발표를 하신 이융희 작가께서 직접 코멘트를 해오셨네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이융희 작가님 자신이 12년차 장르문학 작가로 본격문학이 장르문학보다 우월하다는 생각은 전혀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구요.2. 저도 인용한 '웹소설 작품들은 스토리, 서사, 플롯의 구조들이 대부분 비슷하며, 몇 가지 코드를 조합함으로도 수만 가지 소설이 나온다.'는 내용은 장르문학의 작가로서 현재 장르문학의 한계점을 지적하신 것이라고 합니다. 포스팅을 읽으시기 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2018년 1월 8일자 뉴스페이퍼지에는 '본격문학 작가들이 웹소설을 쓸 수 없는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이 기사는..
2017년 문학계에서 가장 핫했던 작품은 역시 '82년생 김지영'이다. 출간된 지 14개월만에 50만부가 판매됐다고 하니 대단한 실적이다.이 작품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는 엇갈린다.대중들은 대체로 이 작품에 대해 공감을 하는 듯 하다.'이 이야기가 내 이야기인 줄 알았다'고 말하는 여성들이 많았다고 하니 이 작품이 시의성 측면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는 것은 분명해보인다.그러나 문학평론가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는 듯 하다. 문학평론가인 조강석씨는 다음과 같이 평했다. "정치적으로는 올바른 책이지만 미학적으로는 부족한 작품 아닌가" 스토리텔링 측면에서는 크게 평가해줄 만 한 부분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그 시점이나 플롯의 측면에서 보면 혼란스러운 시점에 플롯도 그다지 짜임새가 있지는 않다.그러나 이 작품에 대중들..
일하면서 글을 쓴다는 것은 어찌보면 무리한 결정이다. 하루의 대부분을 일하는데 보내고 남은 시간에 글을 쓴다? 어려운 일이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을 했다면 쉬면서 재충전을 하거나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글쟁이의 DNA를 타고난 사람들은 그것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 글로 뭔가를 만들어내야만 하는 이 족속들에게는 사실 시간과 여유가 필요하다. 조용한 곳에서 독서를 하고 사유의 기쁨을 만끽하며 글을 쓸 수 있다면 이들은 정말이지 행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희망사항일 뿐이고 현실은 진창이다. 아침이면 피곤한 몸을 억지로 일으켜 근무지로 가는 지하철이나 버스에 몸을 실어야 하는 게 우리의 현실 아닌가? 이제 꿈에서 깨어나 현실을 헤쳐나갈 방법을 모색해보자. 직장에 ..
영화 '신과 함께'가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고 한다.필자도 이 영화를 봤다.이 영화는 분명 관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대중성을 가지고 있다.화려한 CG와 보편적인 정서인 가족애로 관객에게 다가간 것이 주효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젊은 층이 선호하는 판타지 장르라는 것도 어느 정도 흥행에 도움을 됐을 것이다. 그러나 이 영화의 천만 관객은 순도가 떨어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과연 이 영화가 대기업이 투자한 영화가 아니었더라도 영화 자체의 흡인력만으로 천만 관객을 불러들일 수 있었을까? 난 이 영화를 봤지만 솔직히 그 정도의 강렬함은 느끼지 못했다. 스토리도 철저하게 상업적으로 짜맞춰진 느낌이었다. '왕의 남자'처럼 기나긴 감동의 여운을 남기지도 못했고 '괴물'처럼 가슴이 서늘해지는 메시지를 전한 것도 ..
간혹 작가 커뮤니티에 가보면 심심치 않게 올라오는 고민상담이 있다. 대부분 하소연에 가까운 것들인데 직장에 다니면서 글을 쓰는 작가 지망생들이 어려움을 토로한 내용이다. 읽어보면 십분 공감이 간다. 직장에 다니는 것만 해도 만만치 않은 일인데 거기에 창작이라니.. 이들의 하소연은 결코 엄살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도 근로시간이 길기로 유명한 나라다. 허구헌날 계속되는 야근과 개인의 시간을 빼앗는 것을 조직의 권리로 아는 조직문화 속에서 작가의 꿈을 가지고 버티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어쩌면 그런 나라에서 작가의 꿈을 가지게 됐다는 것 자체가 불운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렇다고 당신의 가슴을 뛰게 만든 작가의 꿈을 포기할 것인가? 대부분 그럴 수 없다고 답할 것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작가의 꿈을 ..
플롯이란 무엇일까?플롯(plot)의 사전적 의미는 줄거리다. 사람들은 대개 이렇게 알고 있다. 그렇다면 줄거리란 무엇인가? 네이버 사전을 찾아보니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1. 잎이 다 떨어진 나뭇가지2. 사물의 군더더기를 다 떼어 버린 나머지의골자.3. 잎자루, 잎줄기, 잎맥을 통틀어 이르는 말. 우리는 보통 이야기에서의 줄거리란 말의 의미를 2로 알고 있다. 이것은 그냥 사전적인 어휘의 수준이다. 이렇게 플롯이란 말의 의미를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다보니 생긴 오해가 '플롯은 이야기의 뼈대'라는 말이다. 인간의 마음을 사로잡는 스무가지 플롯을 저술한 토비아스도 이렇게 지적한다. 플롯을 뼈대에 비유하는 설명은 플롯의 본질과 역할을 왜곡할 소지를 만들고 플롯을 정체된 사물처럼 받아들이게 하기 때문에 오해의..
시나리오를 쓰던, 드라마를 쓰던 극작가가 되려면 작법을 알아야 한다. 아이디어와 영감이 샘솟 듯 나온다 하더라도 작법을 모르면 훌륭한 작품을 쓸 수 없다. 그러나 작가를 양성하는 학원이나 교육원에 가도 작법에 대해서는 제대로 가르쳐 주지 않는다. 대개 개론 수준에서 끝나거나 책 한 두 권 읽어보라고 하는 것이 고작이다. 수강료에 비해 그 강의 수준도 생각보다 높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작법은 독학하는 것이 낫다. 그렇다면 어떤 책을 읽어야 할까? 입문서로는 심산의 '한국형 시나리오 쓰기'가 가장 좋다.일단 쉽다. 술술 잘 넘어가는 책이다.입문서의 가장 중요한 요건은 무엇인가? 쉬워야 한다. 그리고 꼭 알아야 기본적인 부분이 알차게 들어가 있어야 한다.그런 점에서 '한국형 시나리오 쓰기'는 입문..
같이 스터디를 진행했던 후배들이 종종 나에게 이런 고민을 털어놓은 적이 있었다. 아는 영화사나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가 소재나 아이디어 하나를 던져주면서 시놉을 써오라고 했다는 것이다. 잘 나오면 제작을 할 것 같이 얘기하면서 말이다. 진행비조로 약간의 용돈도 집어주면서 계속 작업을 시키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후배는 그 관계자를 만날 때마다 엄청난 수정사항 목록을 받았을 것이다. 이러이러한 방향으로 다시 써봐라... 대학 교수님이 학생들에게 과제를 내주듯 그 관계자는 작업꺼리를 안겨주고 사라졌다. 후배는 처음에는 이 작업을 매우 열심히 했다고 한다. 그러나 시간이 가면서 마음 속에 의구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지금 쓰고 있는 대본, 혹은 시놉이 과연 실제로 제작에 들어갈 수 있을까? 후배는 관계자를 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