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작가의 i.love.Story

한국형 판타지의 가능성 본문

스토리 연구/칼럼

한국형 판타지의 가능성

모피어스 김 2018. 1. 22. 01:25

얼마 전 영화 '신과 함께'가 천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사실 이 영화의 흥행에는 씁쓸한 뒷맛이 남는 것도 사실이지만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천만 관객을 동원한 판타지 장르의 영화라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이 영화는 나름 한국형 판타지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러나 한국형 판타지의 내러티브 기반은 아직도 허약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포터' 같은 작품은 서구의 탄탄한 판타지 문학의 전통이 탄생시킨 작품들이다.

서구에서는 많은 작가들이 오랜 기간동안 현실과 판타지 사이의 경계를 허물며 다양하고 수준 높은 작품들을 발표해왔다.

현실의 소재를 판타지로 재탄생시키기 위해서는 현실 어려움을 극복하고 어느 정도의 여유를 가진 상태라야 한다.

그래야 판타지 고유의 낭만적인 정서가 자연스럽게 깔리게 된다.

오랫동안 안정적인 사회 분위기가 지속된 서구에서는 이러한 정서가 머물 공간이 넓고 거부감이 없다.

반면 현실적인 이슈에 매여사는 한국의 대중들에게 판타지의 낭만성은 아직 먼나라 이야기다.

판타지라는 장르가 대중적 외연을 확장하기에는 한국의 사회 분위기가 너무 척박한 것이다.


웹소설을 위한 장르가이드 - 판타지편에서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한국에서 판타지 소설은 외국 작품과 동화를 제외하고도 매년 수천 권이 출간된다. 조아라나 문피아 같은 연재 사이트에서는 더 많은 작품이 선보이고 있지만, 대부분이 '검과 마법 이야기'나 '차원 이동 모험물'을 벗어나지 못하고 자기 복제를 거듭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 같은 상황은 독자들이 판타지를 외면하는 상황을 초래했으며, 근래에는 라이트 노벨조차 자기복제가 거듭되면서 팬들이 떠나고 있다."

그나마 온라인 게임을 하면서 자란 20/30 세대를 주축으로 매니아층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현상 유지를 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 판타지는 웹소설의 주류 장르로 떠오르긴 했지만 일반 대중에게도 소구력을 가질 만 한 작품이 아직은 나오지 않고 있다.


영화 '신과 함께'도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영화 속 주인공이 처한 현실은 아직도 우리에게 너무나 리얼하게 다가온다.

낭만적인 정서가 깃들기에는 너무나 처절한 것이다.

'신과 함께'에 나오는 판타지는 현실의 연장으로 보인다.

한국형 판타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공감 버튼 꾹 한 번 눌러주세요...^^ 로그인 하지 않아도 됩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