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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연구/칼럼

영화 '신과 함께' 천만 관객에 대한 단상

모피어스 김 2018. 1. 4. 23:45

영화 '신과 함께'가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고 한다.
필자도 이 영화를 봤다.
이 영화는 분명 관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대중성을 가지고 있다.
화려한 CG와 보편적인 정서인 가족애로 관객에게 다가간 것이 주효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젊은 층이 선호하는 판타지 장르라는 것도 어느 정도 흥행에 도움을 됐을 것이다.

그러나 이 영화의 천만 관객은 순도가 떨어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과연 이 영화가 대기업이 투자한 영화가 아니었더라도 영화 자체의 흡인력만으로 천만 관객을 불러들일 수 있었을까?

난 이 영화를 봤지만 솔직히 그 정도의 강렬함은 느끼지 못했다. 스토리도 철저하게 상업적으로 짜맞춰진 느낌이었다. '왕의 남자'처럼 기나긴 감동의 여운을 남기지도 못했고 '괴물'처럼 가슴이 서늘해지는 메시지를 전한 것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헐리우드의 블록버스터처럼 스타일리시하지도 못했다. 그렇다면 이 영화의 천만 관객은 도대체 뭘까?

난 이 영화의 뒤편에 서 있는 거대 자본과 시스템의 힘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영화 '신과 함께'의 천만 관객은 사실상 우리나라의 상영관을 쥐락펴락하고 있는 양대 멀티플렉스의 힘에 의해 만들어진 측면이 있다고 한다면 지나친 것일까? 그리고 그 정도가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고 한다면 이것은 망상에 불과한 것일까?

영화 '신과 함께'의 흥행에 초를 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러나 난 개인적으로 영화는 그 자체의 완성도와 스토리의 힘으로 평가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훌륭한 영화와 거기에 호응하는 관객들의 자연스러운 반응만으로 형성된 천만 관객이어야 의미가 있다. 시스템의 힘으로, 그것도 사실상 독과점 상태에있는 상영관의 도움을 얻어 만들어진 천만 관객이라면 이미 그 자체로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지 않을까? 

한국영화의 천만 관객은 시간이 갈수록 탄생하기보다는 인위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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