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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연구/칼럼

본격문학 vs 장르문학

모피어스 김 2018. 1. 9. 00:06
제가 인용한 기사, '웹소설 및 장르문학에 대한 인문학적/비평적 접근'이라는 주제로 열린 집담회 관련 기사에서 발표를 하신 이융희 작가께서 직접 코멘트를 해오셨네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이융희 작가님 자신이 12년차 장르문학 작가로 본격문학이 장르문학보다 우월하다는 생각은 전혀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구요.
2. 저도 인용한 '웹소설 작품들은 스토리, 서사, 플롯의 구조들이 대부분 비슷하며, 몇 가지 코드를 조합함으로도 수만 가지 소설이 나온다.'는 내용은 장르문학의 작가로서 현재 장르문학의 한계점을 지적하신 것이라고 합니다.

포스팅을 읽으시기 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2018년 1월 8일자 뉴스페이퍼지에는 '본격문학 작가들이 웹소설을 쓸 수 없는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이 기사는 '웹소설 및 장르문학에 대한 인문학적/비평적 접근'이라는 주제로 열린 집담회에서 오고간 이야기들을 정리해서 보도한 것이었다. 접근 방향 자체는 괜찮아 보인다. 장르문학의 발전을 위해 인문학적이고 비평적인 접근은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이 집담회에서 이융희 작가라는 분이 펼친 논리에는 수긍하기 어려웠다. 이 분의 주장은 이랬다. 기사 내용의 일부를 인용하겠다.

"웹소설 작품들은 스토리, 서사, 플롯의 구조들이 대부분 비슷하며, 몇 가지 코드를 조합함으로도 수 만 가지 소설이 나온다.”

먼저 이 분의 주장 저변에 깔린 본격 문학이 장르문학보다 우월하다는 인식에 대해 지적해두고 싶다. 나는 기본적으로 웹소설을 비롯한 장르문학은 엔터테인먼트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장르문학 자체가 원래 대중적인 욕구를 충족시킬 목적으로 탄생한 것이다. 이렇듯  태생 자체가 다른 것을 두고 근거 없는 우월의식을 갖는 것은 인종주의와 다를 바가 없다.

웹소설을 쓰는 것도 분명 창작 행위인데 이를 두고 '몇 가지 코드를 조합한다'는 표현을 쓴 것도 매우 적절치 못하다. 본격문학이 그렇듯 웹소설도 완성도의 차이가 있고 작가들의 수준도 천차만별이다. 

본격문학과 장르문학은 공존해야 한다. 어느 한쪽이 근거 없는 우월의식을 가지고 상대방을 깔보고 배척하게 되면 공존은 어렵게 된다. 

이융희 작가는 본격문학이 우월하다는 입장에서 웹소설이 인문학적인 접근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스탠스를 취하지만 두 분야는 서로 동등한 입장에서 교류를 해야 한다.

내가 보기에 본격문학은 장르문학에서 스토리텔링과 대중성에 대해 배울 필요가 있다. 솔직히 본격문학쪽 작품 중에도 스토리의 측면에서 봤을때 완성도가 떨어지는 경우는 많다. 지나치게 현학적이고 자기만의 세계를 난해한 문장으로 펼쳐놓은 경우도 꽤 있다. 본격문학도 조금은 대중성을 추구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장르문학도 인문학적 깊이를 더해야 할 필요가 있다. 대중은 이중적인 존재다. 강렬한 자극과 쾌락만을 좇는 것 같지만 한편으로는 진지하고 심오한 이야기에 감동 받기를 원한다. 말초신경을 자극해서 끌어낸 인기는 그리 오래 가지 않는다.

무조건 비평을 거부하는 웹소설 작가들도 생각을 달리해야 한다. 웹소설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전문적인 비평가들의 쓴소리를 듣고 창작에 반영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융희 작가의 이러한 접근과 시도는 매우 의미 있는 것이다. 이런 류의 연구와 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 다만 그 스탠스에는 문제가 있다. 그런 식으로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다. 본격문학과 장르문학은 대결구도로 가서는 안 된다. 열린 마음으로 교류하는 것이 독자층을 넓히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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