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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상처의 치유

모피어스 김 2017. 11. 14. 00:02

로버트 레드포드가 직접 감독과 주연까지 맡아 열연한 '호스 위스퍼러'라는 영화가 있다. 난 이 영화를 참 좋아하는데 상처 입은 영혼이 어떻게 치유되는지 잘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 영화에는 '필그림'이라는 말이 나온다.
필그림은 주인인 그레이스 대신 트럭에 치이는 대형사고를 당했다.
사람이든 짐승이든 상처가 심하면 모든 것을 거부하는 행태를 보이는데 필그림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는 거칠고 난폭해진다.
조그마한 자극에도 예민해지고 특히 사람의 접근을 거부한다.

말 치료사인 톰 부커(로버트 레드포드분)는 우여곡절 끝에 필그림의 치료를 맡는다. 이 치료의 과정에서 명장면이 나오는데 아래 사진이다. 톰은 또 다시 사소한 자극에 놀란 필그림을 풀어준다. 필그림은 쏜살같이 초원으로 뛰어나간다. 톰은 필그림을 잡으려 하지 않는다. 그는 느릿느릿한 걸음으로 필그림을 따라간다.

필그림은 초원 한가운데 멈춰선다.
그런 필그림을 톰은 먼발치에서 바라본다.
이 상태에서 시간이 지나간다.
초원 위로 바람이 불고 일몰이 다가온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시간이 지나면서 톰과 필그림의 거리는 조금씩 가까워진다.

마침내 필그림이 톰의 앞에 선다.
톰은 그를 거칠고 투박한 손으로 쓰다듬는다.
그리고 그의 고삐를 틀어쥔다.
필그림은 순순히 톰과 함께 집으로 돌아온다.

상처는 어떻게 치유되는 것일까?
그것은 진실된 시선에서부터 시작된다.
상처 입은 사람을 진실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한 사람의 존재...
그것이 치유를 가져온다.
그런 사람은 기다릴 수 있다.
그는 상처입은 자에게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안다.

초원으로 뛰어나간 상처입은 말 한 마리와 이를 바라보는 사람...
이것이 이 영화의 코어 신이다.

누구나 상처가 있다.
쎈 척 하지 마시라.
긍정적인 생각을 한답시고 상처를 부정하지도 마시라.
아파서 견딜 수 없으면 미친 듯이 초원으로 뛰어 나가시라.
거기서 아픔을 삭이며 바람을 맞다보면 당신을 변함없이 바라보고 있는 한 시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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