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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리뷰/영화는 인생이다

1987, 그 변화의 파고

모피어스 김 2018. 1. 21. 00:16

"책상을 탁하고 치니 억하고 죽었다."

새파란 청춘 하나를 죽여놓고 그들이 지껄인 헛소리였다.

그들도 그때는 몰랐을 것이다. 이 죽음이 가져올 어마어마한 변화를...

1987년... 난 그때 고등학교 1학년이었다.

어느날 갑자기 노태우가 대통령 직선제를 수용하겠다는 이른바 '6.29선언'이라는 것을 했다.

그리고 그해 대통령 선거가 치뤄졌다.

대통령 선거를 한다고 해서 잔뜩 기대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번에야말로 야당으로 정권을 교체할 절호의 기회라고 했다.

그러나 정권은 바뀌지 않았다.

사람들은 적잖이 실망스러워했지만 그때부터 5년마다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치러졌다.

이후 대통령 선거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중요한 정치 일정이 됐다.


정치 컨설턴트인 박성민씨는 그의 저서인 '정치의 몰락'에서 이렇게 말했다.

"1987년에는 달랐습니다. 비록 대선에서 노태우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군인을 권력 일선에서 제거하지는 못했어요. 하지만 87년체제라는 비가역적인 변화를 만들었고, 그것이 돌이킬 수 없는 민주주의를 향한 이행을 이끌었습니다."

사람들은 권리를 당연한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세상의 어떤 권리도 거저 얻어진 것은 없다.

1987년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박종철이 고문을 받다 죽었다.

영화는 '1987'은 그의 죽음을 조명하면서 시작된다.

그를 죽인 자들도, 그 자신도 이 사건이 이처럼 거대한 변화의 단초가 될 줄은 몰랐을 것이다.

그의 죽음 이후 대한민국은 군부독재에서 민주주의로 급속히 이행한다.

이때부터 대한민국은 최고권력자인 대통령을 국민의 손으로 뽑기 시작했다.

우리가 그의 죽음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다.

난 이 영화의 스토리나 완성도에 대해 논하고 싶지 않다.

이 영화는 어쩌면 한 편의 다큐멘터리일 수도 있다.

역사의 한복판에서 사람들이 원하는 진보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리얼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고통 속에 죽어간 한 청년... 그가 우리에게 남긴 것이 무엇인지 알려준다.

이 영화에서 평범한 여대생 연희는 말한다.

"그런다고 세상이 바뀌나요?" 

영화 1987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리고 이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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