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작가의 i.love.Story

그렇게 상처는 추억이 된다 - '봄날은 간다' 본문

스토리 리뷰/영화는 인생이다

그렇게 상처는 추억이 된다 - '봄날은 간다'

모피어스 김 2018. 4. 1. 00:39



봄은 가장 허무하게 지나가는 계절이 아닐까?

넓은 들판에 피어오르는 아지랑이처럼.. 피자마자 속절없이 떨어지는 벚꽃처럼 그렇게 가는 계절이 봄이다. 가는 것 같지도 않게, 인사도 없이 가버리는 계절.. 그래서 봄은 상실의 아픔을 경험하는 계절이다.

해마다 이맘 때 쯤이면 듣고 싶어지는 음악이 있다. 바로 이 영화 '봄날은 간다'의 동명 엔딩 타이틀곡이다. 자우림의 김윤아가 부른 이 곡은 상실의 아픔이 무엇인지 느끼게 해준다.

사랑이 남기고 간 빈 공간.. 그 메울 수 없는 공백을 가슴에 안고 봄날의 풍경을 바라보는 사람의 심정을 우리는 노래가 시작되는 바로 그 순간에 느낄 수 있다. 꽃이 피고 바람이 불지만, 따스한 햇살이 온 대지를 내리쬐지만 이 사람은 봄을 느낄 수 없다. 봄이 왔지만 봄을 느낄 수 없는 이 아이러니를 어떻게 말로 설명할 수 있을까?

4월이 되면 날씨가 하루가 다르게 따뜻해진다. 그러면서도 유난히 바람이 많이 분다. 얼음장 같은 냉담함으로 상처를 주고 생글생글 웃는 낯으로 나타나 상우를 혼란스럽게 했던 은수처럼 4월은 그렇게 특유의 변덕스러움으로 사람을 헷갈리게 만든다. 우리는 그런 은수를 받아주기엔 너무 여렸던 상우처럼 예민하게 흔들린다. 이 모든 것은 사랑의 과정이지만 우리는 감당하기 힘든 혼란스러움 속에서 이것을 알지 못한 채 돌이킬 수 없는 과거 속으로 보내버린다. 그리고 그것이 무엇인지 어렴풋하게나마 깨달았을 때 봄은 이미 가버렸다.

봄날은 그렇게 간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다.
아프고 쓰라린 상처 위로 시간이 겹겹이 쌓인다.
시간 속에 묻어둔 그 기억들을 다시 대면할 수 있을만큼의 담담함이 생겨났을 때 우리는 책장 속 오래된 앨범처럼 그것을 다시 꺼내본다.

그렇게 상처는 추억이 된다.

공감 버튼 꾹 한 번 눌러주세요...^^ 로그인 하지 않아도 됩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