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스토리 리뷰/영화는 인생이다 (28)
김작가의 i.love.Story
영화 완득이는 재밌다. 그러나 가슴에 남는 것이 별로 없는 영화이기도 하다. '다문화 가정'이라는 꽤 사회성 짙은 소재를 다뤘음에도 불구하고 별로 무겁지 않다. 그 부분이 아쉽다. 아무리 진지한 소재라도 너무 신파성으로 눈물을 쥐어짜면 거부감을 보이는 요즘 세대들의 취향을 감안해도 너무 쿨하셨다. 이 정도의 소재에, 이 정도의 캐스팅이라면 뭔가 가슴을 찡하게 울리는 감동을 남겼어야 하지 않을까? 그렇다 하더라도 영화를 보고난 느낌은 산뜻하다. 이 영화의 흥행은 이 '산뜻함'에 기인한 것이 아닐까?나는 개인적으로 이 영화의 메인으로 사용되는 포스터(눈을 부라리고 있는 김윤석과 온 얼굴에 짜증과 비탄이 묻어나는 유아인의 얼굴이 있는 포스터) 보다는 이 포스터가 좋다. 사람 냄새가 물씬 나기 때문이다. 이것은..
라이온킹은 1994년 개봉한, 꽤나 오래된 애니메이션이다. 90년대 월트디즈니 애니메이션 전성기의 정점을 찍었던 작품이었다. 그 '라이온킹'이 3D로 컨버전되서 다시 개봉했다. 17년이나 된 작품인데 지금 봐도 애니메이션 캐릭터나 스토리의 완성도를 보면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사실 이 작품을 다시 보게 된 건 올해로 7살이 되는 내 딸 때문이었다. 난 딸이 라이온킹을 보고 굉장히 재미있어 할 줄 알았는데 내 딸은 이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하이에나 3마리를 무서워했다. 딸이 옆자리에서 울고 있길래 난 감동 받아서 우는 줄 알고 왜 우냐고 묻자 딸은 하이에나와 사자가 싸우는 장면이 너무 무서웠다고 했다....-_-;;;;; 난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의 흥행성공은 탁월한 애니메이션 제작능력이나 음악적으로 완성도가..
영화의 흥행요소 중 '시의성'이라는 것이 있다. 어떤 영화가 제작되고 상영되는 시대상을 잘 반영했을 때 관객으로부터 폭발적인 공감을 얻어내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1998년에 개봉했던 '여고괴담'이 좋은 예이다. 경쟁이라는 미명 하에 우정조차 존재할 수 없었던 공간이 학교라는 설정은 당시 실제로 그런 교육환경을 겪으며 자란 대부분의 관객들에게 가히 폭발적인 공감을 얻어냈다. 영화 '도가니'도 약자에게 함부로 하는 비열한 사회를 고발했다. 이 영화가 관객들에게 공감을 얻어낸 것도 관객들이 경험했던 사회 현실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 대부분의 관객들은 이 영화가 한국 사회를 잘 반영하고 있다고 느낀 것이다. 사랑과 용서를 모토로 하는 기독교 재단에서 운영하는 장애아학교에서 벌어진 이 기가 막힌 사건들은 학교..
감독 : 토마스 알프레드슨 주연 : 게리 올드만, 톰 하디, 콜린 퍼스, 마크 스트롱 각본 : 브리젯 오코너, 피터 스트로갠 사회 초년병 시절, 첫직장에 출근했을 때, 그때 처음 보았던 사무실의 낯선 풍경은 내게 무척이나 불편하게 느껴졌었다. 친절하게 사내 분위기에 대해 안내나 충고를 해주는 사람도 없고 이 사람 저 사람 눈치를 보고 분위기를 민감하게 캐치해서 행동해야 했던 삭막한 상황... 거기에다가 선배들의 건조하고 사무적인 말투를 처음 접했을 때의 그 거북함과 긴장감을 기억하는가? 그 낯선 감정들을 떨쳐버리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었다. 그 분위기에 적응하고 나름 방향감과 주관을 가지고 직장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응할 수 있게 되는 그 순간 한 사람의 사회인이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 것은 성..
인간을 위험으로부터 지켜주는 것은 무엇일까? 영화 '라스트 캐슬은 이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이 질문에 대해 답을 하려 하는 영화다. 인류는 예로부터 언제 있을 지 모르는 적의 기습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성(城)'이라는 것을 쌓았다. 인류에게 '성(城)'은 안전을 의미했다. 그러나 영화 '라스트 캐슬'의 '성(城)'은 아이러니칼하게도 억압의 공간이다. 이 성은 사람을 보호하는 성이 아니다. 이 성에서는 사람을 가두고 학대하는 일이 벌어진다. 영화 '라스트 캐슬'은 이러한 성에 갇힌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 영화에는 세 개의 성이 나온다. 첫번째 성은 이 영화의 배경인 트루먼 교도소다. 두번째 성은 윈터 소장이 역사의식을 고취할 목적으로 죄수들을 동원하여 복원한 성이다. 마지막 세번째 성은 윈터소장의 마음 속..
이 영화의 메인 포스터 비주얼은 참으로 의미심장하다. 완벽주의자의 얼굴에 금이 가 있다. 이 영화의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감독 : 대런 아로노프스키 주연 : 나탈리 포트만, 뱅상 카셀, 밀라 쿠니스 각본 : 마크 헤이먼 영화 '블랙 스완'은 완벽주의에 관한 영화다. 완벽한 무대를 만들었지만 결국 그 대가로 자신의 목숨을 잃어야만 했던 한 발레리나의 이야기다. 완벽주의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어떤 일을 함에 있어 완벽주의는 좋은 자극제 역할을 할 수 있다. 그 일의 완성도를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중요한 것은 완벽을 추구하되 완벽해지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순도 100%의 완벽함은 인간의 영역이 아니다. 이 사실을 망각하고 완벽해지려고 할 때 불행이 찾아온다. 이것은 삶의 원리다. 영화 ..
영화 '밀리언달러 베이비'는 내게 캐릭터 구축이라는 것이 뭔지 가르쳐준 영화였다. 이 영화를 본 후부터 난 캐릭터라는 것에 대해 강박적으로 천착하게 되었다. 시나리오를 쓴다는 건 발상 이후엔 캐릭터 설정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래서 영화를 볼 때도 영화의 시나리오 작가가 캐릭터를 어떻게 설정했나를 유심히 보게 되는데 '밀리언달러 베이비'는 내게 캐릭터 설정에 대한 숙련된 교관의 시범이자 교과서였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매기(힐러리스웽크분)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는 주인공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조연 두 사람이 나온다. 바로 프랭키(클린트이스트우드분)와 스크랩(모건프리맨분)이다. 난 이 영화를 보면서 이 두사람의 캐릭터 설정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알뜰하며 꼼꼼한 성격의 프랭키... 까칠하기로는 둘째 가라..
'여인의 향기'는 막강한 캐릭터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영화 '밀리언달러 베이비'를 봤을 때 느꼈던 그 강렬한 캐릭터의 힘이 영화 전체를 떠받치고 있다. 잘 구축된 캐릭터와 알 파치노라는 명배우의 열연, 이 환상적인 조합이 이 영화의 명성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극과 극은 하나다'라는 말이 있다. 남자고 여자고 모두 자신과 반대의 성격을 가진 사람한테 끌리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막상 자신과 정반대 성향의 사람을 만나게 되면 처음에는 충돌이 있게 된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사람을 만나면 처음에는 무척 부담스러워 한다. 그러나 그 인연이 끊어지지 않고 일정 시간 계속되면 자신은 갖지 못했지만 그 사람이 가진 특성이 자신의 빈 구석을 채우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때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