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스토리 리뷰/영화는 인생이다 (28)
김작가의 i.love.Story
얼마 전 부산에서 여중생 집단 폭행 사건이 있었다. 그것은 매우 끔찍하고도 비열한 사건이었다. 이제 겨우 사춘기에 접어든 10대 소녀들이 저지른 일이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 그들의 폭력성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인간의 타고난 잔인함일까? 아니면 이 사회가 그들을 그렇게 만든 것일까? 어느 쪽이든 그런 폭력이 일상 속에 깊숙히 파고 들어와 있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공포를 느낀다. 어린 소녀들이 저지른 폭력은 우리와 매우 가까운 곳에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약자를 다룬 방식은 너무나도 야만적이고 잔인했다. 이 사건은 일상 속 폭력의 위험성을 뼈저리게 일깨우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사람들은 곧 이 사건을 잊을 것이다. 영화 '그것(It)'의 무대인 데리라는 미국의 소도시도 그런 일상 속..
맨발의 소녀가 눈밭을 내달린다. 영하 20도의 강추위 속에서 냉기를 들이마신 그녀의 폐는 파열되고 가슴 속에서 올라온 혈액이 기도를 막으면서 소녀는 죽는다. 죽을 당시 그녀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녀는 사냥감일 뿐이었다. 미국 와이오밍주의 눈 덮인 오지 윈드리버는 인디언 보호구역이다. 이곳에서 인디언의 후손인 소녀가 사냥감이 되어 쫓기다가 죽었다. 동물의 사냥은 생존을 위한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의 사냥은 무엇을 위한 것일까? 생존을 위한 것일까? 그런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더구나 사냥감이 사람이었다. 그렇다면 이것은 필경 추악한 탐욕의 발로일 것이다. 야생동물 헌터인 코리(제레미 레너분)는 그녀를 발견하고 3년 전 '그 일'을 떠올린다. '그 일'은 그에게 지독한 트라우마였다. 그는 인디언의 딸 나탈리..
만남은 축복일까? 저주일까? 그것은 만남으로 이루어진 관계의 끝을 봐야 알 수 있다. 만남이 축복이 되리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만남은 비극이 되기도 하고 해피엔딩이 되기도 한다. 이것은 사람의 영역이 아니다.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끊임없이 대화하고 소통하면서 그 관계가 해피엔딩이 될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하는 것 뿐이다. 그러나 이것마저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만남에 무책임했다는 비난을 받아도 할 말이 없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우리 스스로에게... 이것은 끝없는 자책의 구렁텅이로 우리를 몰아넣을 것이다. 루이스 뱅크스(에이비 아담스분)는 언어학자다. 그녀에게는 사랑하는 딸이 있었다. 그녀는 딸을 너무나도 사랑했지만 딸은 그녀의 이혼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한다. 왜 아버지가 자신을 떠나야 했는지...
모피어스 김입니다. 제가 영화를 선택할 때 적용하는 두 가지의 기준이 있습니다. 그것은 이야기의 힘과 영화적 완성도입니다. 저는 주로 탄탄한 스토리와 영화적 완성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중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영화를 선택합니다. 앞으로 이런 영화들을 위주로 리뷰를 쓸 생각입니다. 기대해주세요...^^ 사람은 편견에 빠지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바보가 된다. 잘못된 인식의 틀에 빠진 자를 구원할 수단은 없다. 그 자신이 깨닫고 나오기 전까지 이들은 또 다른 형태의 야만을 저지른다. 정당하지 못한 사유로 사람을 차별하거나 인권을 유린하고 타인을 존중하지 않는다. 그래도 사회의 분위기가 이런 야만을 지지하지 않는다면 괜찮겠지만 이런 편견을 가진 사람들이 다수라면 어떨까? 영화 '히든 피겨스'는 인종적 편..
모피어스 김입니다. 제가 영화를 선택할 때 적용하는 두 가지의 기준이 있습니다. 그것은 이야기의 힘과 영화적 완성도입니다. 저는 주로 탄탄한 스토리와 영화적 완성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중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영화를 선택합니다. 앞으로 이런 영화들을 위주로 리뷰를 쓸 생각입니다. 기대해주세요...^^ 야심가에게는 약점이 있다. 바로 목적을 위해서는 부정한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도 된다는 생각이다. 야심가들은 이 함정에 잘 빠진다. 이것은 곧잘 자기부정과 파괴로 귀결되는데 그래도 야심가들은 이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영화 '미스 슬로운'의 주인공 매들린 엘리자베스 슬로운(제시카 차스테인분)이 바로 그런 인물이다. 승률 100%를 자랑하는 최고의 로비스트인 그녀는 승부사다. 그녀는 지고는 못..
궁금했다. 제이슨 본이 '본 얼티메이텀'을 끝으로 사라졌을 때 그 뒤를 이을 스파이 액션의 주인공이 누구일지... 매드맥스의 샤를리즈 테론이 연기한 MI6의 일급요원 로레인은 매력적인 캐릭터다. 거칠지만 매우 인간적이다. 시크하면서도 강인한... 여기에 여성미까지 느껴지는 샤를리즈 테론은 이 배역과 잘 어울린다. 그러나 걸크러쉬에 너무 집착하다보니 주인공을 너무 망가뜨린 측면이 있다. 액션은 훌륭했지만 너무 처절했다. 조금만 산뜻하게 갔더라면 어땠을까? 안젤리나 졸리가 연기한 라라 크로포드처럼 말이다. 로레인이라는 캐릭터 또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헤매는 제이슨 본 만큼의 흡인력과 개연성은 갖지 못한다. 로레인은 좀 더 입체적인 인물이었어야 했다. 그랬다면 샤를리즈 테론의 액션 연기는 더 빛이 났을 것이..
사람을 알게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어떤 사람의 진실을 알고 그 사람의 마음을 깊이 이해하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이해가 있을 때 우리는 그 사람의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다.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10살 소녀의 분투기다. 아직은 너무나 어린 소녀 지소가 맞닥뜨린 현실... 집을 나간 아버지와 길거리를 전전해야 하는 생활은 그녀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짐이었다. 엄마 정현은 날마다 어린 남동생 지석을 지소에게 맡겨두고 일을 나간다. 그런 가운데 다가온 지소의 생일... 지소는 생일에 남들처럼 집에 친구를 초청해 생일파티를 하고 싶었다. 그러나 지소네는 집이 없었다. 이제는 고물이 다 된 소형 승합차 한 대가 집이라면 집이었다. 괜한 자존심에 선생님께 그만 집에서 생일파티를 하겠다..
이용승 감독의 '7호실'은 웃픈 영화다. 코메디의 형식을 띄었으나 매우 슬픈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두식(신하균분)과 태정(도경수분)은 우리 시대의 매우 평범한 소시민이다. 그러나 그런 그들이 처한 현실은 소시민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엄혹하다. 그들이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이기에 이 영화는 더 서글프게 느껴진다.이 영화는 한국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안 될 수밖에 없는 판에서 그래도 살아보겠다고 발버둥치는 사람들의 등골을 뽑고 다시 내던지는 한국사회의 야만성이 그 모습을 드러내는 곳이 바로 두식의 DVD방이다. 두식은 권리금을 1억이나 내고 이 DVD방을 인수하지만 장사가 안 돼 결국 이것을 접으려 한다. 그러나 이것마저 쉽지 않다. 그의 DVD방을 인..
속았다는 걸 아는 순간 쾌감을 느끼는 것... 이것이 반전의 묘미 아닐까? 영화 '인버저블 게스트'는 그런 점에서 제대로 된 반전의 쾌감을 선사한다. 현재 개봉관에서 상영하고 있지만 IPTV를 통해서 약간의 비용을 내고 얼마든지 보실 수 있다. 물론 돈은 아깝지 않을 것이다. 극장에서 실비를 다 내고 봤다 해도 아깝지 않을 수준의 완성도를 가지고 있으니까...이 영화는 스페인에서 제작됐다. 스페인에 이렇게 스타일리시한 미스테리 스릴러를 제작할 역량을 갖춘 감독이 있는 지는 미처 몰랐다. 나는 감독의 이름을 기억해두기로 했다. '오리올 파울로(Oriol Paulo)' 검색을 좀 해보니 '더 바디(The Body)'의 연출과 각본을 직접 하신 분이라고 한다. 데이빗 핀처에 이어 미스테리 스릴러의 거장 반열에..
여행은 하나의 과정이다. 낯선 곳에서의 순간순간을 즐기는 것이 여행이라면 목적지에 도달했다는 것은 어쩌면 큰 의미를 가질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야기도 마찬가지 아닐까? 최종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과정이다. 영화 '마이웨이'가 풀어놓은 이야기는 분명 최종 목적지에 도착했다. 그러나 그 과정은 그리 인상적이지 못했다. '마이웨이'는 강제규 감독의 컴백작이다. 그것도 무려 280억 원이라는, 한국 영화로서는 최고 수준의 제작비가 투입됐다. 나는 개인적으로 국내 감독 중 헐리웃적인 흥행코드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감독이 강제규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공백이 길어 감이 떨어진 탓일까? 영화 '마이웨이'에서 그의 감각은 돋보이지 않았다. 리얼리티와 완성도가 뛰어난 영상 만큼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