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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조리한 현실 속에서 만나는 인간 - 7년의 밤

모피어스 김 2017. 10. 26. 17:30

저자 : 정유정     출판사 : 은행나무


작가 정유정은 이 작품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이 소설은 '그러나'에 관한 이야기다. 한순간의 실수로 인해 파멸의 질주를 멈출 수 없었던 한 사내의 이야기이자 누구에게나 있는 자기만의 지옥에 관한 이야기며 물러설 곳 없는 벼랑 끝에서 자신의 생을 걸어 지켜낸 '무엇'에 관한 이야기기도 하다.'


우리가 사는 현실은 부조리함으로 가득차 있다. 이 정도의 사람이면 그래도 집 한 채는 가지고, 단란한 가정을 이루며 행복하게 살아야 할 것 같은데 날마다 척박한 현실에 부대끼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그러나 그것은 우리의 생각일 뿐이다. 냉혹한 현실은 종종 우리를 반전의 상황으로 몰아간다. 작가가 말하는 '그러나'의 상황이다.


이 소설에서 주인공인 최현수와 최서원 부자는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최대치의 '그러나'를 만난다. 아무리 바닥인 인생이라도 목숨을 걸고 지키고 싶은 것 하나쯤은 있게 마련이다. 최현수에게는 아들 최서원이 그런 존재였다. 그런 그에게 그의 인생 최대의 '그러나'인 오영제가 나타난다. 그리고 그는 오영제와 지독한 악연으로 엮인다. 현실의 표독스러움을 그대로 빼다박은 인물인 오영제는 그가 목숨보다 더 아끼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채고 지구 상에서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그것을 빼앗으려 한다. 최현수는 아들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싸운다.

 

이 작품에서 이야기는 정말이지 치열하게 전개된다. 작가의 흡인력 있는 문체에 힘 입어 치열함은 배가되고 이야기에 몰입되면 힘겨움을 느끼기도 한다. 난 정유정 작가의 이러한 저돌성에 매력을 느꼈다. 숨가쁘게 진행되는 이야기는 결국의 7년 동안 계속된 집요한 복수를 무산시키며 끝나지만 강렬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7년의 밤'은 이 소설의 배경인 세령호 만큼이나 고요하지만 세령호 바닥에 가라앉아 있는 마을 만큼이나 을씨년스러운 현실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우리가 힘들어하고 꺼려 하면서도 익숙해져 있는... 우리와 가까운 그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여성 작가의 작품이 이렇게 강렬하고 단도직입적일 수 있다니... 놀라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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