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스토리 연구 (33)
김작가의 i.love.Story
로널드 B. 토비아스 저 풀빛초보작가 지망생들이 잘 저지르는 실수가 있다. 바로 끝을 정하지 않고 시놉시스나 시나리오, 대본을 쓰기 시작하는 것이다.그들은 뭔가 근사한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바로 노트북을 켜고 기세좋게 써내려가기 시작한다.처음에는 뭔가 그럴싸한 결과물이 나올 것 같다.혼자만의 찬사도 연발한다. 잠시나마 머지않아 유명 작가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야무진 꿈을 꾸어 보기도 한다.그러나 그들의 이야기는 곧 길을 잃는다. 이야기는 중반을 지나면서 힘을 잃기 시작하여 마침내 클라이막스에 도달하기도 전에 미궁에 빠진다.그들은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이해하지 못한다.머리 속에서 떠오르는대로 써나가는 것은 창작의 일부는 될 수 있을지언정 온전한 창작이 될 수 없다.창작은 치밀한 사유와 기획의 과정을 필요..
김봉석, 김종일 저 북바이북 이 책은 호러 장르에 대한 안내서다. 솔직히 호러는 우리나라에서 그리 인기 있는 장르는 아니다. 일부 매니아층을 중심으로 소비되는 콘텐츠다. 그러나 호러 장르에 대한 안내서를 굳이 소개하는 이유는 호러가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블루오션 장르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도 이렇게 말한다. "한국의 공포물은 여전히 시작단계다. 로맨스와 판타지, 미스터리 등 대부분의 장르는 꽤 풍성한 작가군을 거느리고 있다. 그러나 공포는 정말 한 손으로 꼽을 정도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소설을 판매한 작가가 공포물 중심인 스티븐 킹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이상할 정도다. 일본에서도 의 스즈키 코지를 비롯하여 꾸준히 공포물이 나오고 있다. 이상할 정도로 한국만 이렇다 할 공포소설이 없다." 나는 개인..
같이 스터디를 진행했던 후배들이 종종 나에게 이런 고민을 털어놓은 적이 있었다. 아는 영화사나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가 소재나 아이디어 하나를 던져주면서 시놉을 써오라고 했다는 것이다. 잘 나오면 제작을 할 것 같이 얘기하면서 말이다. 진행비조로 약간의 용돈도 집어주면서 계속 작업을 시키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후배는 그 관계자를 만날 때마다 엄청난 수정사항 목록을 받았을 것이다. 이러이러한 방향으로 다시 써봐라... 대학 교수님이 학생들에게 과제를 내주듯 그 관계자는 작업꺼리를 안겨주고 사라졌다. 후배는 처음에는 이 작업을 매우 열심히 했다고 한다. 그러나 시간이 가면서 마음 속에 의구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지금 쓰고 있는 대본, 혹은 시놉이 과연 실제로 제작에 들어갈 수 있을까? 후배는 관계자를 만나..
김남 저 토트 이 책은 드라마 작법 입문서다. 절판이 됐다가 최근 개정판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을 소개하는 이유는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 출간된 드라마 작법서중 입문서로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이 책을 저술한 김남 선생은 드라마 작가라는 직업에 대한 환상을 벗겨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신 모양이다. 이 책의 서두는 드라마 작가가 되는 코스, 드라마 작가라는 직업의 현주소, 소득 등 아주 현실적인 이야기에 할애된다. 드라마 작가는 유난히도 환상이 많은 직업이다. 회당 수천만 원의 고료를 받는 스타작가들이 즐비하니 화려해보이긴 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일부의 모습일 뿐이라는 것이 김남 선생의 지적이다. 그 일이 어떤 일인지도 모른채 환상에만 젖어 시작한다면 그것은 시간낭비가 될 가능성이 ..
전홍식, 박애진 저 북바이북 이 책은 판타지 장르에 대한 안내서다. 판타지는 웹소설에서 로맨스와 함께 양대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장르다. 80년대 민주화 과정을 겪은 세대의 화두는 현실이었다. 이들은 판타지를 즐기기에는 너무 거친 시대를 살았다. 이들에게 판타지란 만화방에서 라면을 먹으며 보던 무협지가 전부였다. 그러나 X세대를 지나 80년대 이후에 태어난 세대는 어려서부터 온라인 게임을 접하며 성장했다. 이들은 정서적으로 판타지를 즐길 준비가 되어 있는 세대다. 여기에 90년대부터 꽃을 피우기 시작한 화려한 영상기술에 힘입어 판타지 문학의 걸작들이 영화화되고 흥행에 성공하면서 판타지는 대중적으로도 친숙한 콘텐츠가 됐다. 지금 각 웹소설 플랫폼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판타지 장르의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
로맨스를 다룬 국내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마다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 있다. 바로 '감정과잉'이다. 대개 문제는 둘 중 하나다. 무르익지도 않은 감정을 터뜨리거나 아니면 터뜨린 감정이 너무 과해 신파극이 되거나... 극중 주인공의 감정은 매우 섬세하게 다뤄져야 한다. 관객은 그 감정을 매우 예민하게 쫓아간다. 감정의 완성은 다음의 세 단계를 거친다. 첫째, 감정의 생성이다. 어떤 계기로 인해 주인공에게 특별한 감정이 생겨난다. 고요한 호수에 파문이 일 듯 고요했던 주인공의 감정이 이전과는 다른 상태가 된다. 둘째, 감정의 고조다. 이후 주인공의 감정은 여러 과정을 겪으면서 서서히 고조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연스러움이다. 가랑비에 옷섶이 젖듯 주인공은 자기로 모르게 그 감정에 빠져들어간다. 여기서 중요..
이야기에서 주인공에게는 목적지가 있어야 한다. 이 목적지는 주인공의 욕망이 향하는 지점이다. 이야기란 주인공이 이 목적지로 가는 여정이다. 주인공은 목적지에 도달할 수도, 도달하지 못할 수도 있다. 결과야 어쨋든 분명한 것은 이 과정이 평탄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위해서 작가는 주인공의 앞길에 방해꾼을 불러들여야 한다. 방해꾼은 강력할수록 좋다. 방해꾼은 주인공이 감당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존재감이 크고 유능해야 한다. 그러면 주인공에 감정이입된 관객이나 독자는 이때부터 긴장하기 시작한다. 이야기에서 방해꾼의 역할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주인공은 방해꾼과 대척점에 서서 날카롭게 대립하게 된다. 처음에 둘은 적당히 거리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며 긴장감을 높여간다. 이때 관객이나 독자..
주인공은 호감의 대상이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주인공은 반드시 감정이입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 로버트 맥기의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중에서 유난히도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드라마가 있다. 과도하리만큼 몰입된 사람들이 TV 화면에서 눈을 뗄 줄 모른다. 주인공의 불행에 탄식이 터져나온다. 주인공의 발목을 잡는 악인들에게 저주를 퍼붓기도 한다. 옆에서 보면 우습기 짝이 없지만 본인들은 너무나 진지하다. 사람들이 이런 증상을 보인다면 그 이야기는 재미있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아직도 드라마 '모래시계'의 한 장면을 잊지 못한다. 박태수가 친구 강우석과 함께 사형 집행을 위해 독방을 나선 날이다. 유난히도 청명한 하늘에 뜬 태양을 파리한 얼굴로 바라보던 태수가 드디어 교수대 앞에 선다..
알렉스 엡스타인이 쓴 '시나리오 성공의 법칙'이라는 책을 보면 HOOK에 대한 다음과 같은 설명을 볼 수있다.'HOOK은 아주 간결하게 정리된 영화의 컨셉이다. 그렇다고 그냥 평범하기만 한 컨셉은 아니다. HOOK은 업계사람들이 여러분의 시나리오를 읽어보고 싶다는 흥미를 단박에 가지게끔 만들, 그리고 관객들이 여러분의 영화를 보고 싶어 하게끔 만들 신선한 아이디어다.'그리고 헐리웃 영화에서 사용된 근사한 HOOK 몇 가지를 소개한다.냉소적인 광고회사 임원에게 어느 날 갑자기 여자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변호사가 어느 날 갑자기 거짓말하는 능력을 잃어버리게 된다. 눈이 내리지 않는 국가인 자메이카에서 봅슬레이팀이 결성돼 올림픽에 출전한다. 승객이 가득 찬 시내버스에 폭탄이 설치되어 있다...
영상 매체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라디오는 쇠퇴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그 예측은 완전히 빗나갔다. 사람들은 라디오가 주는 아날로그적인 정서를 여전히 선호했다. 라디오는 여전히 막강한 매체로 남아있다. 이승환의 앨범 3집에 보면 'Radio Heaven'이라는 노래가 있다. 그 가사 중 일부를 옮겨보자.칼라TV와 비디오에 시선 모아져가도 변함없는 내 친구 Radio Heaven누구나 찾을 수 있죠. 하지만 추억이 되어 버리면 영원히 찾을 수 없는 그곳은 Radio Heaven우리만의 세상이 있죠 어른들은 모르는 환상의 나라라디오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라디오에서 어떤 소리가 들려오면 우리의 머리 속에는 영상이 떠오른다. 그 소리를 듣는 사람만의 세계가 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