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작가의 i.love.Story
우리나라에서 결혼은 개인의 일일까? 집안의 일일까?나는 개인적으로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결혼이 집안의 일인 경우가 더 많다고 생각한다.연애는 철저하게 개인의 일이다. 이 단계까지는 개인의 생각과 취향이 지배적으로 작동한다. 연애까지는 지금 사귀고 있는 사람한테만 좋은 사람이면 된다. 그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여러 가지 일을 함께 하는 것이 즐겁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그러나 결혼부터는 얘기가 달라진다. 결혼은 어떤 사람의 아내나 남편이 되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혼인관계가 성사되는 그 순간 우리는 누군가의 며느리나 사위가 되어야 한다. 재수가 없으면 이해심 많은 형수나 형부가 돼야 할 수도 있다.결혼생활에는 집안행사 참여와 상대 집안 사람들과의 교류가 필수적으로 포함된다. 이것은 결혼생활에서 생각보다..
믿음의 삶에 대한 오해가 있다. 믿음의 삶은 주체성을 포기한 삶이 아니다.종종 믿음의 삶을 주체성을 모두 포기한 채 전적으로 무언가에 의존하는 삶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설령 의존하는 대상이 하나님이라고 해도 그것은 올바른 삶의 방식이 아니다. 이것은 하나님이 주신 독립된 인격으로서의 지위를 스스로 내던지는 것에 다름 아니다.믿음의 삶은 자신의 삶을 살되 그 과정을 하나님과 함께 하는 것이다. 내가 아는 하나님은 도와주긴 하지만 절대 선택을 대신 해주시지는 않는 분이다.선택은 온전히 나의 몫이다. 그리고 그 선택의 결과도 내가 감당해야 할 부분이다.미드 House of cards에 보면 냉정한 야심가인 언더우드 부부의 일면을 보여주는 장면이 나온다.자신이 운영하는 NGO의 사업재편을 위해 Clair..
어떤 사람이 탁월한 성취를 한다.그러면 사람들은 대개 이렇게 생각을 한다. 다른 사람이 놀 때 안 놀고, 투철한 정신력으로 초인적인 노력을 해서 나온 결과물일 거라고...그러나 알고보면 이 사람은 출발지점부터 달랐다. 이 사람은 대단한 계획과 의지를 가지고 일을 한 것이 아니다. 그저 그 일이 자신과 맞았고 그러다보니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할 수가 있었다. 들인 노력에 비해 결과가 좋으니 의욕이 더 생겼다. 일에 있어 하나의 선순환이 이루어진 것이다. 그래서 계속하다 보니 탁월한 성취가 된 것이다. 내가 주변에서 본 탁월한 성취의 과정은 대개 이랬다.사람들은 탁월한 성취에 대해 환상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것의 원인을 남다른 자질에서 찾으려 한다. 탁월한 성취를 한 사람은 뭔가 남달랐다는 것이다...
여행은 하나의 과정이다. 낯선 곳에서의 순간순간을 즐기는 것이 여행이라면 목적지에 도달했다는 것은 어쩌면 큰 의미를 가질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야기도 마찬가지 아닐까? 최종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과정이다. 영화 '마이웨이'가 풀어놓은 이야기는 분명 최종 목적지에 도착했다. 그러나 그 과정은 그리 인상적이지 못했다. '마이웨이'는 강제규 감독의 컴백작이다. 그것도 무려 280억 원이라는, 한국 영화로서는 최고 수준의 제작비가 투입됐다. 나는 개인적으로 국내 감독 중 헐리웃적인 흥행코드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감독이 강제규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공백이 길어 감이 떨어진 탓일까? 영화 '마이웨이'에서 그의 감각은 돋보이지 않았다. 리얼리티와 완성도가 뛰어난 영상 만큼은..
계절이 바뀌기가 무섭게 극장에서는 많은 영화들이 개봉한다. 지금도 국내 영화 배급망의 대기열에는 많은 영화들이 관객을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올해 우리나라에서 개봉한 영화는 상반기에만 866편에 이른다고 한다. 이렇게 많은 영화들이 스크린에서 관객들을 만났지만 이중 관객들이 '이야기의 힘'을 느낀 영화는 얼마나 될까? 시간이 가면 갈수록 '이야기의 힘'이 느껴지는 영화가 적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은 나만의 것일까? 드라마도 마찬가지다. 이야기의 힘보다는 배우의 인기와 연기력, 막장적 요소에 의존하는 경향이 점점 더 짙어지고 있다. 스토리의 구루라고 일컬어지는 로버트 맥기는 그의 명저인 '시나리오 어떻게 쓸것인가'의 서두에서 이야기가 쇠락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야기라는 예술은 쇠퇴의 길에 ..
저자 : 김봉석, 이상민 출판사 : 북바이북 소설을 쓰던, 영화 시나리오를 쓰던 작가가 되겠다고 결심했을 때 정해야 할 게 있다. 바로 장르다. 주로 어떤 장르의 작품을 쓸 것인가? 이것은 작가 지망생들에게 매우 중요한 질문이다.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자질이 다르고 거기에 따라 맞는 장르가 있게 마련이다. 최근 웹툰에 이어 웹소설이 뜨고 있다. 그래서 웹소설 작가가 되겠다고 나서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작가가 된다는 건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다. 대충 재미있는 이야기만 쓰면 된다는 주먹구구식 접근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이다. 현대의 소설은 여러 장르로 분화되어있다. 장르별로 요구되는 공식과 구성, 테크닉도 다르다. 따라서 자기가 쓰려는 장르에 대한 이해가 없이는 좋은 작품을 쓸 수 없다. 이 ..
영화 완득이는 재밌다. 그러나 가슴에 남는 것이 별로 없는 영화이기도 하다. '다문화 가정'이라는 꽤 사회성 짙은 소재를 다뤘음에도 불구하고 별로 무겁지 않다. 그 부분이 아쉽다. 아무리 진지한 소재라도 너무 신파성으로 눈물을 쥐어짜면 거부감을 보이는 요즘 세대들의 취향을 감안해도 너무 쿨하셨다. 이 정도의 소재에, 이 정도의 캐스팅이라면 뭔가 가슴을 찡하게 울리는 감동을 남겼어야 하지 않을까? 그렇다 하더라도 영화를 보고난 느낌은 산뜻하다. 이 영화의 흥행은 이 '산뜻함'에 기인한 것이 아닐까?나는 개인적으로 이 영화의 메인으로 사용되는 포스터(눈을 부라리고 있는 김윤석과 온 얼굴에 짜증과 비탄이 묻어나는 유아인의 얼굴이 있는 포스터) 보다는 이 포스터가 좋다. 사람 냄새가 물씬 나기 때문이다. 이것은..
라이온킹은 1994년 개봉한, 꽤나 오래된 애니메이션이다. 90년대 월트디즈니 애니메이션 전성기의 정점을 찍었던 작품이었다. 그 '라이온킹'이 3D로 컨버전되서 다시 개봉했다. 17년이나 된 작품인데 지금 봐도 애니메이션 캐릭터나 스토리의 완성도를 보면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사실 이 작품을 다시 보게 된 건 올해로 7살이 되는 내 딸 때문이었다. 난 딸이 라이온킹을 보고 굉장히 재미있어 할 줄 알았는데 내 딸은 이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하이에나 3마리를 무서워했다. 딸이 옆자리에서 울고 있길래 난 감동 받아서 우는 줄 알고 왜 우냐고 묻자 딸은 하이에나와 사자가 싸우는 장면이 너무 무서웠다고 했다....-_-;;;;; 난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의 흥행성공은 탁월한 애니메이션 제작능력이나 음악적으로 완성도가..
저자 : 김영하 출판사 : 문학동네 '살인자의 기억법'은 최근에 영화로도 제작되어 개봉된 작품이다. 영화도 재미있지만 난 이 작품은 소설로 읽어보라고 말씀 드리고 싶다. 그래야 이 작품과 작가 김영하의 본령을 제대로 맛볼 수 있을 것이므로.. 이 작품은 1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서술된다. 외부와 단절된, 혼자만의 특별한 즐거움을 누리는데 젊음을 다 보낸 한 연쇄살인범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이 펼쳐진다. 그래서 사람을 죽이는 끔찍한 일이 너무나 담담하고 자연스럽게 묘사된다. 그로테스크한 연쇄살인범의 삶과 일상이 평범한 사람의 그것처럼 나열되기만 했다면 이 작품의 가치는 반감됐을 것이다. 그런데 작가는 여기에 유머를 섞는다. 이런 식이다. 주인공인 김병수가 은희에게 박주태를 만나지 말라고 설득하는 장면이다. ..
작품을 구상할 때 작가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으나 다음의 두 가지를 정하는 것이 일반적이지 않을까? 1. 주인공은 어떤 인물인가?2. 주인공이 갖고 있는 욕망은 무엇인가? 이야기란 주인공이 자신의 욕망을 추구해나가는 과정을 그린 것이다.따라서 이야기를 처음 만들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주인공에 대한 캐릭터 설정을 하는 것이며이 과정에서 중점적으로 다뤄야 하는 것이 주인공의 욕망이다.창조주로서 작가는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둘 중 하나를 해야 한다.주인공에게 강렬한 욕망을 주거나, 아니면 중대한 결핍을 안겨주거나... 주인공에게 강렬한 욕망이 없다면 주인공은 애써 움직일 필요가 없다.모험을 할 필요는 더더욱 없다.여기서 무슨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오겠는가?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