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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작가의 i.love.Story
영상 매체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라디오는 쇠퇴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그 예측은 완전히 빗나갔다. 사람들은 라디오가 주는 아날로그적인 정서를 여전히 선호했다. 라디오는 여전히 막강한 매체로 남아있다. 이승환의 앨범 3집에 보면 'Radio Heaven'이라는 노래가 있다. 그 가사 중 일부를 옮겨보자.칼라TV와 비디오에 시선 모아져가도 변함없는 내 친구 Radio Heaven누구나 찾을 수 있죠. 하지만 추억이 되어 버리면 영원히 찾을 수 없는 그곳은 Radio Heaven우리만의 세상이 있죠 어른들은 모르는 환상의 나라라디오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라디오에서 어떤 소리가 들려오면 우리의 머리 속에는 영상이 떠오른다. 그 소리를 듣는 사람만의 세계가 펼..
로버트 레드포드가 직접 감독과 주연까지 맡아 열연한 '호스 위스퍼러'라는 영화가 있다. 난 이 영화를 참 좋아하는데 상처 입은 영혼이 어떻게 치유되는지 잘 보여주기 때문이다.이 영화에는 '필그림'이라는 말이 나온다. 필그림은 주인인 그레이스 대신 트럭에 치이는 대형사고를 당했다. 사람이든 짐승이든 상처가 심하면 모든 것을 거부하는 행태를 보이는데 필그림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는 거칠고 난폭해진다. 조그마한 자극에도 예민해지고 특히 사람의 접근을 거부한다.말 치료사인 톰 부커(로버트 레드포드분)는 우여곡절 끝에 필그림의 치료를 맡는다. 이 치료의 과정에서 명장면이 나오는데 아래 사진이다. 톰은 또 다시 사소한 자극에 놀란 필그림을 풀어준다. 필그림은 쏜살같이 초원으로 뛰어나간다. 톰은 필그림을 잡으려 하지..
속았다는 걸 아는 순간 쾌감을 느끼는 것... 이것이 반전의 묘미 아닐까? 영화 '인버저블 게스트'는 그런 점에서 제대로 된 반전의 쾌감을 선사한다. 현재 개봉관에서 상영하고 있지만 IPTV를 통해서 약간의 비용을 내고 얼마든지 보실 수 있다. 물론 돈은 아깝지 않을 것이다. 극장에서 실비를 다 내고 봤다 해도 아깝지 않을 수준의 완성도를 가지고 있으니까...이 영화는 스페인에서 제작됐다. 스페인에 이렇게 스타일리시한 미스테리 스릴러를 제작할 역량을 갖춘 감독이 있는 지는 미처 몰랐다. 나는 감독의 이름을 기억해두기로 했다. '오리올 파울로(Oriol Paulo)' 검색을 좀 해보니 '더 바디(The Body)'의 연출과 각본을 직접 하신 분이라고 한다. 데이빗 핀처에 이어 미스테리 스릴러의 거장 반열에..
세상에는 분명 재미있는 이야기와 재미없는 이야기가 있다.두 눈을 반짝이며 듣는 이야기와 하품을 하며 빨리 끝내라고 하는 이야기가 있는 것이다.영화나 드라마, 소설... 예외가 없다. 재미있다고 소문난 작품에는 사람들이 몰리고 천만관객을 동원하며, 높은 시청율을 기록하거나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른다.반면 재미없는 이야기는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곧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혀진다.이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이야기는 오직 사람만이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다.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고도의 지성과 감성을 모두 가지고 있는 존재... 복잡한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존재인 사람만이 이야기에 푹 빠져들수 있다.사람은 이야기에 빠져들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주인공에 감정이입을 한 사람들은 주인공과 함께 울고 웃는다. 그..
누구에게나 삶은 만만치 않다. 현실은 비루하고 나만 뒤처져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이런 경우를 몇 번 겪다가 깨달은 것이 하나 있다. 자본주의 사회는 기본적으로 경쟁사회이기 때문에 이럴 때 다른 사람을 보기 쉽다. 다른 사람의 성취, 다른 사람이 누리고 있는 경제 수준, 다른 사람의 위치를 보고 기가 죽고 주눅이 든다.이것은 어리석은 행위다. 이 넓은 세상은 나보다 잘난 사람들로 차고 넘친다. 그런 세상에서 어지간히 잘나지 않고서는 '비교'의 과정에서 상처를 피할 길이 없다.그리고 그 사람들은 나와 모든 면에서 다르다. 출신도, 경제적인 출발지점도, 하는 일도, 잘나고 못난 지점도 모두 다르다. 이렇듯 모두 다른데 사람들은 어느 한 측면으로만 비교하는 것에 열을 올린다. 부질 없는 짓이다.삶이 힘..
지금의 나는 성공하기 위해 살지 않는다. 난 행복하기 위해 산다.혹자는 이것을 두고 대책 없는 인생이라고 할지도 모르겠다.그러나 행복하기 위해 살다보면 내가 '순수한 열정'을 품고 있는 대상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순수한 열정은 내가 나태한 삶을 살도록 놔두지 않는다. 내 삶에 있어 귀중한 에너지원이 된다.반면 성공하기 위한 삶은 내 삶을 성공하기 전과 성공한 후로 나누어버린다. 이 구도에서 성공하기까지 내 삶은 불행한 것이다.성공은 쉽지 않고 세상에는 나보다 잘난 사람도 많다. 나 자신을 채찍질하며 달린다 해도 그것에는 한계가 있다. 날마다 이일, 저일에 소모되는 나의 체력과 정신력은 곧 바닥을 드러낸다. 그것은 없는 나무에 잡초 뿌리까지 닥닥 긁어다가 간신히 붙여놓은 불씨처럼 애처롭다.나이가 들면 들수..
저자 : 정유정 출판사 : 은행나무읽는 내내 감탄했다. 차원이 다른 필력과 치밀한 스토리 구성은 짧지 않은 분량을 막힘 없이 정주행하게 만들었다. 이 치열함과 에너지는 여성작가의 것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다. 이야기는 숨가쁘게 정점을 향해 달려간다. 마치 인간성의 현실을 제대로 발가벗겨 보여주고야 말겠다고 100년 동안 칼을 간 듯한 문체다. 이 가멸찬 이야기에서 작가는 '생명'에 대해 말한다. 자신도 생명체 중 하나이면서 다른 생명체는 존중하지 않는 인간성의 현실에 대해 말한다. 작가는 이른바 '빨간 눈'이라 불리는 인수공통전염병을 통해 인간의 생명과 동물의 생명을 동급으로 놓는다. '화양'이라는 가상의 도시에서 사람들도, 개들도 똑같이 이 정체불명의 전염병으로 죽어간다. 이것을 통해 작가는 인간이나..
'자유'라는 것은 큰 파도와 같다. 이것은 노련한 서퍼에게는 극한의 재미와 쾌락을 누릴 기회로 비치지만 수영도 못하는 맥주병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사람들은 자유를 희구하지만 막상 그 자유가 주어지면 아무것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 자유가 불확실성과 함께 온다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 것을 인지하는 순간 불안해하기 시작한다.그때부터 자유는 자유가 아니다.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몇 개월간 백수생활을 한 적이 있었다. 처음에는 간만에 주어진 자유가 너무 좋았다. 해가 중천에 뜰 때까지 늦잠을 잘 수도 있었고 조조영화를 보고 오후 내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시간을 보냈다. 오랫동안 못 보던 친구와 만나 회포를 풀기도 했다. 이런 즐거움은 딱 1주일 만에 끝났다.행복했던 1주일이 지난 ..
저자 : 폴 조셉 줄리노 도서출판 황매 영화 시나리오를 쓸 때 결코 잊지 말아야 할 점은 2~3시간 안에 이야기를 끝내야 한다는 것이다. 관객을 스크린 앞에 잡아둘 수 있는 시간은 제한되어 있다. 2시간 남짓한 시간 안에 이야기를 클라이막스를 거쳐 엔딩까지 밀고 나가야 한다. 이것은 생각처럼 쉽지 않은 미션이다. 초보 작가 지망생들은 이야기를 끌고 나가다보면 어떻게 엔딩까지 갈 수 있으리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시놉시스 작업을 시작한다. 그러나 그들의 이야기는 대부분 길을 잃는다. 그들은 한정된 시간 안에 이야기를 끝내려면 자신의 이야기를 일정한 틀에 맞춰 넣어야 한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폴 조셉 줄리노의 '시나리오 시퀀스로 풀어라'는 이런 사람들에게 효과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책이다. 이 책에서 저..
언제부턴가 서점에 가면 잘 가지 않게된 코너가 있다. 자기계발과 처세술 코너다. 의도하진 않았지만 이렇게 된 것은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렸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경쟁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그런 경쟁이 모두를 위한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이런 경쟁을 통해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들의 말은 사실일까?내가 경험한 우리 사회의 극심한 경쟁... 그 후에 남는 것은 소모되고 버려진 사람들 뿐이었다. 그리고 그 결실은 생각지도 못했던, 엉뚱한 사람들이 가져가는 경우가 많았다. 남들보다 빛나는 성과를 내기 위해 달리는 삶이 과연 우리의 인생을 얼마나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있을까? 인생은 100m 달리기가 아니다. 100m를 먼저 달렸다고 상 주는 곳은 ..